이집트일주 9일 (나일강 크루즈 3박 포함)

카이로는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요지에 있어 오래전부터 북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국제 도시로 기능해왔다. 이집트는 물론, 북아프리카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지금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 밀려 중동 경제의 중심에서 조금 밀려났으나 중동의 맹주 역할을 해온 이집트의 수도로서 카이로가 가진 위상은 무시 못한다. 도시는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의 대도시로서, 20~30년씩 된 낡은 차들이 뿜어대는 매연 때문에 숨쉬기 힘들 정도로 공기가 오염돼 있다. 수천년을 버텨온 파라오 람세스 2세의 거석상이 환경오염 때문에 훼손될 지경이 되어 도심의 람세스 역사 앞 광장에서 2005년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정도다.

이집트 문명의 결정체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맨메이드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 이집트에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피라미드는 이집트 문명을 대표한다. 4500여 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었으며 동시에 용도 및 건축방법 등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기도 한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왕족의 무덤으로, 이집트 곳곳에 약 70개의 피라미드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로 기자 지역에 위치한 대(大)피라미드다. 쿠푸왕의 피라미드로 전해지는 이것은 높이 147m, 각 밑변의 길이가 230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사용된 벽돌의 개수만 해도 수만 개! 맨메이드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롭고 경이로운 이집트 문명의 결정체다.

이집트 여행의 하이라이트 스핑크스는 고대 오리엔트 신화에 나오는 괴물이다. 머리는 사람, 몸은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주로 왕궁이나 신전 등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집트 기자 지역 피라미드에 있는 스핑크스가 가장 크고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大) 피라미드 다음으로 큰 카프레왕의 피라미드와 연결되었으며, 태양신 또는 파라오를 상징하는 이 스핑크스는 높이 20m, 길이 70m, 카프레왕의 생전 못모습으로 추정하는 얼굴은 그 너비가 4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본래 자리에 있던 석회암 바위를 깎아 만들었다는 것! 발톱을 제외한 나머지가 바위를 조각한 것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의 끝이 어디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온통 미제로 남아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신비!

고고학박물관에는 선사 시대부터 그레코로만 시대 초기에 이르는 유물 13만 점이 전시되고 있다. 대부분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굴된 유물들로 건축물의 일부, 부조, 벽화, 공예품들이다. 당시의 생활모습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요즘에는 아예 사진촬영 자체가 금지돼 있다. 1층에서 엄격한 소지품 보안 검열을 거쳐 내부로 들어서면 먼저 람세스 2세 등 고대 이집트를 빛냈던 파라오들의 동상이 보인다. 찬찬히 박물관 내부를 돌아보려면 적어도 6시간은 걸리지만 일정이 바쁜 한국 관광객들은 눈도장만 찍고 떠나는데 그 모습이 안쓰럽다.

아스완 이집트 남동부에 있는 아스완 주의 주도이며 인구는 약 21만 9000명(1996년)이다. 아스완의 고대 이름인 스웨넷은 “무역”이라는 뜻이다. 나일 강의 물을 조절하기 위해 1902년에 완공한 아스완 댐이 있다. 아스완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주거 지역 중 하나이다. 아스완은 태고에 있어 남쪽에 고대 이집트의 변경 지대 마을이었던, 고대의 스웨넷 시였다. 스웨넷은 동명인 이집트의 여신으로부터 기원된것으로 추측된다. 이 여신은 고대 이집트의 점령 동안 그리스인들에 의해 에일레이투이아와 로마인들에 의해 루키나로 동일시되었다. 그 고대의 도시 이름은 또한 무역을 위한 이집트인의 상징으로부터 기원 되었다.

미완성 오벨리스크(unfinished obelisk)는 이집트 아스완의 채석지대 북부에 자리한 거대한 옛 오벨리스크를 말한다. 말 그대로 세워지지 못하고 미완성된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상태로 남아 있다.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하트셉수트 (기원전 1508~1458년) 여왕의 명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지금의 라테라노 오벨리스크 (원래는 이집트 카르나크에 있다가 로마의 라테라노 궁전으로 옮겨 세워진 오벨리스크)에 해당되는 오벨리스크로 추정된다. 고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서 그간 세워진 제일 큰 오벨리스크보다도 3분의 1 정도가 더 컸다. 만약 완성되었더라면 오벨리스크의 높이는 대략 42m, 무게는 1200여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아프리카 코끼리 200마리의 무게와 맞먹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댐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답게 댐의 규모도 세계 최대! 나일강의 범람을 막고 관개 농업용수를 확보하고자 댐을 건설했다. 하이(High) 댐과 로우(Low) 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0년에 걸쳐 세웠을 만큼 그 규모가 대단하다. 둑 길이 3,800m, 높이 111m에 달하며 담수량도 1,570억톤으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댐이 완공되며 사막 한가운데에 길이 485km, 폭 30km의 거대한 나세르호가 생겼고 이로 인해 누비아 지역의 주요 유적지들이 수몰되었다. 일부 유적의 경우 유네스코를 통해 보존되었으나 사라진 것들도 많다. 댐 옆쪽으로는 고대 이집트 연꽃을 형상화 하여 지은 기념탑이 위치하니 함께 둘러보자.

람세스 2세의 영광을 고스란히 담은 석굴신전 고대 이집트 통치자들 중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졌던 람세스 2세가 지은 신전이다. 6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군림했던 만큼 다른 파라오보다 훨씬 많은 유적들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아부 심벨 신전은 의미가 크다. 높이 32m, 너비 38m, 깊이 60m 규모의 신전 정면에는 22m 높이의 파라오 조각상 4개가 자리잡고 있다. 학자들은 이 파라오 조각상이 람세스 2세 본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추측한다. 신전 내부는 총 4개 방으로 구성되었으며 주로 전쟁이나 종교와 관련된 벽화들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도 눈여겨 볼 것은 바로 제4실이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제4실에도 4개의 신상이 있는데, 항상 어둠에 갇혀 있지만 매년 2월 20일과 10월 20일 경 아침에는 약 20분 동안 이 깊숙한 곳까지 햇빛이 들어와 신상들을 비춘다.

람세스 2세가 사랑한 네페르타리를 위한 신전 아부 심벨 신전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람세스 2세가 여러 명의 부인들 중에서 가장 사랑했던 네페르타리를 위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전과 마찬가지로 암벽을 파서 만들었으며 깊이는 약 21m 정된다. 규모는 작은 편이나 그 아름다움은 대신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곳 역시 아스완 댐 건설 시 수몰될 위기에 처했으나 유네스코를 통해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다.

선과 악이 화해하는 화합의 신전 이집트어로 콤은 ‘황금’, 옴보는 ‘언덕’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황금 언덕 위에 자리잡은 신전이다. 신왕국 제18왕조 투트모시스 3세 때 세워진 것으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계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적으로 그리스 신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집트 고유 양식을 잘 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콤옴보 신전은 악어신 세베크와 매의 신 호루스를 모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오른쪽이 세베크이고 왼쪽이 호루스의 신전이다. 이는 선을 의미하는 호루스와 악을 의미하는 세베크의 화해, 즉 선과 악의 화해를 의미하는 것.

현존하는 이집트 신전 중 두 번째로 큰 규모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고, 1860년 고대 이집트 학자 마리에트에 의해 본격적으로 발굴되었다. 카르나크 신전에 이어 현존하는 이집트 신전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고, 모래 속에서 2천 년을 버텨온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보존되어 유명하다. 선을 의미하는 매의 신 호루스를 위해 지어진 신전으로, 입구 양쪽에 매의 형상을 하고 있는 호루스 동상이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파라오가 호루스 신 앞에서 적을 내리치는 부조가 탑문 양쪽에 새겨져 있는 것도 인상적.

원래 이곳은 제 18왕조인 아멘호텝 3세(Amenhotep III)의 신전으로 자연과 고대 여행자들에 의해 파괴되어 현재는 신전을 지키는 2개의 거상만 남아있으나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멤논의 거상(Colossi of Memnon)은 19.5m 높이의 거상으로 2개의 좌상 중의 하나이다. 2개의 거상 중 하나가 멤논과 닮았다고 하여 멤논의 거상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아가멤논과는 다른 인물.

핫셉수트 장제전은 핫셉수트 여왕이 건축한 유일한 신전으로 다이르알바리 석회암절벽 바로 아래에 3개의 단으로 건축된 장례신전이다. 이 장례신전은 여왕의 시아버지 투트모스 1세의 부활과 그녀 자신의 부활을 기리며 건립된 것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가장 거대한 제전 중 하나이다. 15-16세기에는 그리스 교도들의 교회로 이용되었고, 여왕의 탄생 이야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여왕은 통상에 주력하였고 향료를 찾아서 분트(현재의 소말리아)와 무역했다는 것이 장례신전의 벽화에 잘 나타나 있다.

투탕카멘, 람세스 3세 등 파라오들의 묘역 카르나크 신전과 함께 룩소르 최대 유적지로 유명하다. 투탕카멘, 람세스 3세, 람세스 6세 등 파라오의 무덤 63개를 볼 수 있다. 도굴을 방지하기 위해 피라미드가 아닌 골짜기에 수직 갱도를 이용해 묘역을 만들었으나, 투탕카멘의 묘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도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규모가 커서 여유롭게 방문하는 것이 좋고, 왕가의 계곡 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카르나크 신전은 룩소르 신전 북쪽 3km 지점에 있고, 현존하는 신전 가운데 최대규모이다. 기원전 2000년부터 건립되기 시작했지만, 역대왕에 의해 증개축이 되풀이되어, 초기의 유구로는 제12왕조 세누세르트 1세의 성당만이 남아 있다. 현재의 신전은 신왕국시대부터 1500년 뒤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 걸쳐 건립된 10개의 탑문, 제19왕조의 창시자 람세스 1세로부터 3대에 걸쳐 건설된 대열주실, 제18왕조의 투트모세 1세와 그의 딸로 여왕이 된 하트셰프수트가 세운 오벨리스크, 투트모세 3세 신전, 람세스 3세 신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높이 약 23m의 석주 134개가 늘어선 대열주실은 너비 약 100m, 안쪽 깊이 53m로서 안쪽의 하트셰프수트 여왕의 오벨리스크와 함께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진짜 이집트를 만날 수 있는 고대 이집트 신전 단지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 수도 테베의 일부로, 과거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대도시였던 만큼 내로라하는 유적들을 만날 수 있는 역사 도시. 룩소르 신전은 카르나크 신전에 속한 곳으로, 여러 신을 모시는 카르나크 신전과 달리 신들의 왕인 아문을 모시고 있다. 카르나크 신전에서 룩소르 신전까지는 약 3km 거리로, 스핑크스의 행렬이 이어져 이 길을 ‘스핑크스의 길’이라고 부른다. 신전 입구에는 높이 24m의 오벨리스크가 세워져 있는데, 원래 2개였으나 현재 하나만 남아 있다. 다른 한 개는 파리 콩코드 광장에 서 있기 때문.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람세스 2세의 열주식 안뜰이 나오는데 많이 파손되었다고 하지만 그 웅장함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 위용을 짐작케한다.

멤피스는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 경 파라오 메네스에 의해 창건되었다. 멤피스는 하 이집트의 제 1주(州)였던 이네브 헤지(Aneb-Hetch)의 수도이자 기원전 2200년까지의 이집트 고왕국 시대의 수도였다. 그 후 중왕국 시대에 테베스로 수도를 천도한 뒤에도 멤피스는 상업과 예술의 중심지로 남아 있었으며, 신왕국 시대에는 왕족과 귀족 자제들의 교육의 중심지였다. 멤피스의 고대 이집트 이름은 이네브 헤지(흰 담)였으며, 중왕국 시대에는 앙크 타위라고 불리기도 했다. 의미는 두 땅의 생명이라는 뜻으로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 사이의 전략적인 요충지임을 강조하는 이름이었다.

사카라는 카이로의 남서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유명한 기자의 피라미드에서 남쪽으로 나일강변을 따라서 30여분 차를 타고 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중간에는 고대 이집트 고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가 있고 남쪽으로 다슈르의 피라미드 등 여러 피라미드와 귀족들의 분묘들이 흩어져 있다. 이 조세르왕의 계단식 피라미드는 건축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임호테프가 설계 건축한 것으로 후대의 피라미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건축물의 효시격인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